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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화요일 오후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따뜻하지도 차지도 않은 햇볕을 받으며 일어난 어느날 아침에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하던 일들의 절반 이상은 무의미하고 지금 당장 그만둬도 상관없겠구나, 싶은 근거 없는 확신. 담배를 피워본 적은 없지만 아마 담배를 피우게 된다면 끊는 것도 이런 식일 거라는 생각이 같이 들었다. 그렇게 일어나고 나서는 자주 들락날락거리던 SNS 계정을 임시로 중지시켜두고(그렇다. 일어나서 스마트폰을 가장 먼저 집어드는 것은 고질적인 습관이 되었다.) 샤워를 한 뒤 요즘 하고 있던 핸드폰 게임에 대해서도 잠깐 생각했다. 담배와 마찬가지로 나는 원래 게임 제품을 사는 것이 아닌 이상 게임 내에서의 소액 결제를 전혀 하지 않는 사람이었는데 올해 모 게임을 시작하고나서 몇십 만원을 냉큼 써버리고 말았다. 늦바람이 무섭다고 했..
댓글에 올라온 영문 번역을 가져왔다. Farewell my man, Where you are going, I will not go. Where you are going, no one goes. Where you go, it is too cold. Farewell my man, I kiss you one last time. Remember my taste of apple, of cherry and of lilac. Farewell my man, I must live without your arms and in the arms of other men, in the night, it's you that I see. Farewell my man, you see, I forget you already. I for..
몇달에 걸쳐 점차로 무너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본질적인 것을 파헤치거나 생각하지 못하고 피상에만 매달려있는 공허감이 든다. 괜히 복잡하게 꾸민 말을 다 집어치우고 이야기하자면, 열기가 느껴지지 않는다. 언제는 열기에 푹 빠져지냈냐고 하노라면 그것도 아니지만... (이상하게도 정신적으로 몰려 시달릴 때 머리 끝까지 차오른다.) 막연한 감상이다. 그리고 또 다시 막연을 막역이라고 쓸 뻔 했다. 막역이라는 단어의 어감이 훨씬 좋은데, 뜻은 전혀 다른 게 안타까울 따름이다. 누구나 각자 가지고 있는 미신이 있을 텐데(징크스처럼 여기는 것), 내 것은 부정적인 생각을 하면 할수록 거기에 가라앉아 그 생각들이 실재하게 된다는 거다. 내가 무언가를 잃고 있다, 고 생각하면 할수록 정말로 무언가를 잃어가는 것 같..
막상 일기를 쓰려고 창을 켜보니 막막하다. 시간과 여유 없이 살고는 있지만 실제로는 하는 게 많지 않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실은 모르는 게 아니라 정말로 생산적인 일에는 손을 놨다. 슬슬 후환이 두려워서 손에 뭐라도 잡아보려고 한다. 가끔 들어가서 글을 읽어보고 혼자 조용히 좋아하던 블로그 하나가 폐쇄되었다. 내가 처음 그 블로그를 찾았을 때에도 이미 운영을 그만두신 상태라, 새로운 글이 올라올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래도 그간 쌓여있는 글이 무척이나 많았고 한 포스팅 자체의 텍스트 량도 방대했을뿐더러 내용도 무척 깊었기 때문에 은밀히 숨겨둔 창고처럼 마음속에 묻어두고 있었는데, 오늘 들어가 보니 글 전체가 삭제된 상태였다. 약간의 박탈감이 들기도 하고, 이럴 줄 알았으면 진작 더 읽어볼 걸, ..